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솔제니친은 알고 있다

2023 년 6 월 17 일

제 831 호

예술가가 우리의 ‘ 불타는 도시 ’ 의 빛을 본다 –

그렇지만 인간이 천주께로 향할까 ? 아니라고 ? 더 애석한지고 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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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렉산더 솔제니친 (1918-2008) 은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‘ 수용소 군도 (The Archipelago Gulag)’(1973) 에서 소비에트 공산주의에 대한 강력하고 분명한 고발로 유명해진 러시아 작가였다 . 3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세계에 공산주의의 공포를 보여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, 그가 천주 및 나라의 더 오랜 가치로 회두한 것의 결실이었으니 , 그는 소비에트 굴라그 , 혹은 수용소 (1945 – 1953) 에서 8 년 동안 투옥 생활을 했다 . 아래의 문장은 그가 1993 년 뉴욕 국립 예술 클럽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발췌한 것으로 , 약간 각색되었다 . 그것은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에서도 , 영혼의 영신 생활이 심하게 결여해 있음을 반영하는 현대 예술에 대한 그의 명확한 이해를 보여준다 .

우리의 온 세계는 영신적 질병의 세기를 견디고 있으니 , 이는 반드시 예술에 반영됩니다 . 세계에 대하여 혼란스럽다고 느끼는 감각은 이전의 공산 국가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나타났으니 , 서구에서는 문명의 물질적 혜택의 전례 없는 증가와 한층 향상된 생활 수준이 높은 도덕적 및 윤리적 이상의 침식과 혼란을 동반했습니다 . 삶의 영신적 축은 희미해지고 , 예술가들이 있되 , 그들에게 세상은 이제 터무니없는 쓰레기 더미처럼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. 그래요 , 오늘날 세계 문화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어요 .

한 가지 탈출구는 마치 위기란 절대로 없었다는 듯 , 매체를 다양화하는 것이 메시지의 부족을 메울 수 있다는 듯 , 임기응변을 부리는 새로운 방식에 기대는 것이었습니다 . 헛된 희망이지요 . 더 높은 의미를 무시하거나 개념과 문화 전반에 대한 상대주의적 관점 위에서는 그 어떤 가치 있는 것도 세워질 수 없습니다 . 사실 , 예술에 국한된 현상보다 더 큰 무언가가 여기 표면 아래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걸 알아차릴 수 있는데 , 가물거리는 것은 빛이 아니라 , 불타는 도시의 빛처럼 불길한 심홍색의 빛이에요 . . .

이는 어디든지 있으면서 겉으로는 해롭지 않아 보이되 ‘ 구식 ’ 전통을 거부하는 이런 실험들 밑에 , 그 어떤 영성에 대해서도 뿌리 깊은 적대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. 신식에 대한 가차 없는 이 숭배는 모든 도덕적 가르침을 훼손하고 , 조롱하며 , 근절하려는 시도 , 굽힘이 없고 오래도록 지속하는 시도를 은폐합니다 . 예술이 새롭고 , 더 새로우며 , 한층 더 새롭기만 하다면 , 예술은 선하거나 순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는 것이지요 . 마치 천주가 계시지 않고 , 진리가 없다 는 듯 , 마치 우주가 혼돈되고 , 절대적인 것이 없으며 , 모든 게 다 상대적이기만 하다는 듯이 말이에요 .

이는 20 세기를 마감하는 이 수십 년 동안 , 세계 문학 , 음악 , 그림과 조각은 고집스럽게 더 높은 곳이 아니라 옆으로 , 장인 정신과 인간 정신의 최고 성취를 향하는 위쪽이 아니라 미친 듯 날뛰고 음험한 ‘ 신식 ’ 을 향해 무너져 내리는 쪽으로 변하는 풍조를 보여 왔기 때문이에요 . 공공장소를 장식한답시고 , 순수한 추함이 우리의 관심을 받을 만한 것인 양 꾸미는 조각품을 세우는데 , 우리는 이제 놀라지도 않습니다 . 하지만 바깥 우주에서 온 방문객들이 전파를 통해 우리의 음악을 듣는다면 , 지구인들에게 한때나마 지금은 마치 구식에다가 쓸모없어졌다는 듯이 버림받은 바흐 , 베토벤 , 혹은 슈베르트가 있었다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요 ?

예술의 창조자인 우리가 이 추락에 순순히 굴복한다면 , 지난 세기의 위대한 문화적 전통을 그렇듯 고귀한 전통이 자란 영신적 토대와 함께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, 우리는 이 세상에서 인간 정신의 극도로 위험한 타락 , 인류가 어떤 종류의 더 낮은 지위 , 즉 동물의 세계에 더 가까이 퇴보하는 것에 기여할 것입니다 . 하지만 우리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리라고 믿기는 어렵습니다 . 지금 (1993 년 ) 지독하게 앓고 있는 러시아에서조차 , 혼수상태와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, 다시 깨어나는 러시아 문학의 숨결을 느끼기를 ,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에게서 우리를 도우러 오는 새롭고 신선한 힘의 도래를 목격하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또 희망합니다 .

원문 링크 : https://stmarcelinitiative.com/solzhenitsyn-sees/